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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제 무속이야기 (39) "절대 뒤돌아보지 말라"는 이유?
  • 심주원 기자
  • 등록 2026-01-13 16: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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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제(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교수)

오늘은 우리가 왜 그래야 하는지 몰랐던 미스터리한 금기에 관해 이야기해 보려 한다바로 "뒤돌아보지 말라"는 경고다한국 무교를 비롯한 전 세계 신화와 종교에서 입을 모아 경고하고 있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리스 신화부터 성경그리고 우리나라 무교 신앙까지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시선'을 통제하려 했을까그 뒤에 숨겨진 흥미로운 비밀을 파헤쳐 본다


최초의 기록은 그리스 신화에 나온다. 엇갈린 시선으로 비극이 된 오르페우스와 롯의 아내에 관한 이야기다


오르페우스는 죽은 아내를 살려 지하 세계를 빠져나가던 중출구를 코앞에 두고 "잘 따라오고 있나?" 하는 불안감에 뒤를 돌아보았고그 찰나의 시선 때문에 아내는 영원히 어둠 속으로 사라지게 되었다.

 

기독경 속 롯의 아내는 멸망하는 도시 소돔을 탈출하며 "절대 뒤를 보지 말라"는 천사의 경고를 어긴 그녀는 그 자리에서 '소금 기둥'이 돼 버렸다

 

이 이야기의 공통점은 무엇일까바로 '미련'이다이미 끝난 과거혹은 금지된 영역에 미련을 두는 순간 구원의 기회는 사라진다는 냉혹한 진리를 보여준다.


그럼왜 형벌은 하필 ''이나 '소금'일까한국의 '장자못 전설(며느리바위)'은 탁발승에게 시주를 잘한 착한 며느리도 도승의 말을 거역하고 뒤를 돌아보는 순간 바위가 돼버렸다

 

신화 속 형벌이 '딱딱하게 굳는 것'인 이유는 아주 상징적이다박제된 인생즉 과거만 돌아보는 사람은 미래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그 자리에 고착화와 시간의 멈춤이라는 의미다생명은 움직이는 것인데미련에 사로잡히면 무생물처럼 생명력을 잃게 된다는 경고라고 볼 수 있다.

 

한국의 무교 신앙 속 '뒤돌아보지 말라금기어는 그리스 신화 못지않게 오랜 옛날부터 구전으로 전해져 왔다지금도 굿이나 치성삼재풀이 등을 마친 의뢰인에게 "집에 갈 때까지 절대 뒤돌아보지 말라고신신당부한다.

 

왜일까무속에서는 뒤를 돌아보는 행위를 '부정한 기운과의 재결합'으로 본다의례를 통해 간신히 떼어낸 액운이나 나쁜 기운이나의 시선을 통하여 다시 달라붙는 것을 막기 위한 일종의 영적 차단막인 셈이다.

 

비교종교학 적으로 금기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명확하다

첫째시간은 거꾸로 흐르지 않는다과거의 영광이나 상처에 매몰되면 현재를 살 수 없다단절이 곧 시작이다새로운 단계로 나아가려면 과거의 문을 완전히 닫아야 하기 때문이다

둘째믿음의 시험이다보이지 않아도 잘 되고 있다는 '믿음'이 있을 때 비로소 경계를 통과할 수 있다

 

우리들은 지금 어디를 보고 있나어쩌면 우리 인생도 매 순간이 '이행 의례'일지 모른다실패한 사랑지나간 실수아쉬운 기회들 등등 그 미련 때문에 자꾸 뒤를 돌아보느라 오늘이라는 소중한 시간을 소금 기둥처럼 굳게 만들고 있지는 않는지 지금 뒤돌아봐야 할 때다


신화의 경고를 기억하자"구원은 당신이 가야 할 앞길에만 있다절대 뒤돌아보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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