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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제의 무속 이야기 (42)서자 한웅 - '庶子'의 의미
  • 이창준 기자
  • 등록 2026-01-31 13:37:16
  • 수정 2026-01-31 14: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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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제(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교수)

 환단고기(桓檀古記) 등에 기록된 '서자(庶子) 환웅(桓雄)'이란 표현에 의구심을 가진다

서자(庶子)의 사전적 의미는 본 부인이 아닌 딴 여자가 낳은 아들이다. 다른 말로 별자(別子)ㆍ얼자(孼子)ㆍ외자(外子)ㆍ첩자(妾子)라고 되어 있다. 


조선시대를 거치면서 유별난 서얼차별에 대한 부정적인 관념이 팽배해 있는 우리들은 서자 한웅이란 문장에 적지 않은 불쾌감 또는 의혹을 가지게 됐을 것이다. 필자 역시 서자란 단어에서 받는 느낌이 왠지 배달국을 세운 한웅천왕과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여 서자에 대한 자료들을 찾아보았다. 

 

<후한서/동이전>에는 동이(東夷)가 조두(俎豆)를 사용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조두는 항아리를 뜻한다. 고고학에서는 이를 저패기(貯貝器)라 부르며 조개들을 넣어두었다고 한다. 조개는 여성과 정령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동이란 어원은 바로 동이족(東夷族)에서 비롯된 말이며, 조두(俎豆)는 제사를 드릴 때 제기에 희생물을 올려놓는다는 뜻이다. 

 

그러나 ‘조俎’자를 살펴보면 얼음 빙(仌)+장차 차(且)로 구성되어 있다.

‘차且’자는 남성의 성기를 의미하는 글자다. 그렇다면 조두(俎豆)란 급속 냉동한 우수한 정자를 바치는 제사라고 할 수 있다. 

 

고구려 축제 때 동쪽의 석굴에서 수신(隧神)을 모셔다 의례를 치렀다고 한다. 석굴은 궁족(穹族)을 연상케 하고, 궁족은 삼신(三神) 중 한 분인 궁희(穹姬)를 떠오르게 한다. 궁희는 삼신 중의 한 사람으로 바로 창조의 신으로 생명의 창조를 담당한다. 


또 궁(穹)을 살펴보면 동굴 속에 뱀이 웅크리고 있는 형상으로 DNA의 모습과 흡사하다. 이 궁(穹)자를 표현하기 위하여 만든 것이 항아리라고 할 수 있으며, 항아리는 동이족의 상징이며 여자의 자궁으로 그 속에 물은 정자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박용숙은 <샤먼제국>에서 “수신(隧神)은 수컷, 즉 웅(雄)이라는 의미로 샤먼, 즉 그 시대 지배자들의 종자를 의미한다고 한다. 그리고 샤먼들의 종자를 구분하기 위하여 ‘정령(精靈)’이라고 불렀다. ‘정(精)’은 정충이며, ‘영靈’은 ‘깨달은 자’ 또는 ‘해탈한 자’ 정신이라 하였다.”

 

고구려 축제 때 동굴이나 지하 신전에서 거행되는 수신(隧神)을 모시는 의례는 바로 비밀의식으로 훌륭한 신녀의 몸을 빌려 항아리 속에 냉동시켰던 정령을 녹여 재생산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요즘 이야기로 훌륭한 DNA를 가진 정자를 다시 심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태어난 아기가 바로 서자(庶子)라고 불렀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와 전 세계 건국 신화를 살펴보면 아버지 없이 태어난 영웅들이 많이 있다. 대부분 알에서 태어나거나 해의 정기를 받고 태어났다고 한다. 바로 이런 인물들이 샤먼들의 비밀의식에서 태어난 인물들이 아닐까 한다.

 

<산해경/해외서경>을 보면 ‘여자국(女子國)’이 나온다.  <삼국지/위지 동이전三國志/ 魏志 東夷傳>에는 여자국(女子國)이 바다 한가운데 있었다고 하였다.

 

또 <후한서/동이전(後漢書/東夷傳)>에는 「여자국에는 신령스러운 우물이 있어 들여다보기만 해도 곧 애를 낳는다고 한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동진(東晋)의 문인 곽박(郭璞 276~324)은 "황지(黃池)라는 못이 있는데 부인들이 들어가 목욕하고 나오면 곧 임신을 하였다. 만약, 남자를 낳을 경우 세 살이 되면 죽였다."라는 기록이 있다. 

 

이렇듯 고대 사회에서 우수한 유전자를 가진 정자를 인공수정을 했다 안했다를 떠나서 아버지 없이 태어난 아기가 존재한 한다는 것은 틀림없는 것 같다. 아니면 그 시대에 모계 중심 사회로 남자가 누군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아 밝힐 필요가 없었는지 모른다.  


그러니 서자라는 뜻은 지금 가지는 의미와 사뭇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렇게 비밀 의식을 통해 아기의 탄생을 주관하는 전문가가 산신(産神) 할머니다. 바로 우리가 하나님으로 생각하는 창조의 신 '삼신'이다.


‘서(庶)’자를 파자하면 다음과 같이 해석할 수 있다. 서庶’는 엄广 + 스물입卄 + 불화灬로 되어있다.

엄广자는 사당이나 암자 등에 사용되는 부수로 성스러운 곳이란 의미가 담겨 있다. 스물‘입卄’은 십이 두 개, ‘십十’은 사방(四方)을 연다는 뜻이다. 사방을 연다는 것은 창조를 의미한다. 그러므로 ‘십十’이 두 개라는 것은 두 번의 창조가 이루어진다는 뜻이다. 

 

첫 번째 창조는 냉동 보관되어 있는 샤먼들의 우수한 정자를 의미하고, 두 번째 창조는 이 우수한 정자를 받아 생명을 탄생시킬 신녀(神女)의 자궁을 나타낸 글자라 생각한다.  그리고 마지막 불 ‘화灬’자는 손노선의 논문 <전통문화에 내재된 불의 의미>에서 불은 바로 아기를 의미한다고 밝혔다. 


좀 억지스러운 것 같지만 한자는 상형문자이기 때문에 서자(庶子)가 가지는 의미를 이렇게 해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내용들을 종합해 보면 우리가 알고 있는 서자(庶子)의 탄생 과정은 고대나 지금이나 흡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서자(庶子)를 대하는 사회적인 제도가 고대와 조선 이후가 다르다는 차이일 뿐이다. 고대 시대에는 서자(庶子)들이 집단을 이룬 곳이 서자부(庶子府)라 하였으며, 서자들만 지배자가 될 수 있었다고 할 수 있다. 

 

고대 그리스 항아리 축제(Anthesteria)에서도 조두(俎豆)가 등장하는데 이 항아리는 샤먼들이 비밀의식을 거행할 때 사용했던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집트의 파피루스 텍스트에는 태양이 그의 신전에서 수음을 하여 무수한 신들을 낳았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것은 바로 부도에서 행해진 비밀 의식을 이야기 한 것이다. 


솔로몬 왕 시대에는 성전에서 놋쇠로 만든 세례반(洗禮盤)으로 비밀의식을 치렀다고 하는데, 이 놋쇠그릇을 놋쇠바다라고 불렀다고 하는데 우리 항아리와 같은 것이다. 


메소포타미아의 이슈타르신전에는 제1사제인 엔투(Entu), 제2사제인 살메(Salme), 제3사제인 지쿠르(Zikru), 제4사제인 카디슈투(Kadishtu)라는 여사제가 있었다. 이들은 신전에 공물이나 금화를 바치는 남성과는 의무적으로 성교를 하였다. 이러한 성교는 바로 신전에서 성스러운 비밀의식을 직접 주도하였다는 것을 말한다.

 

이 비밀의식은 신비스러운 혼인이라 여겼으며, 이로 인해 태어난 아이들을 서자(庶子)라 불렀다. 

서자는 성스러운 결혼에서 태어난 인물이라는 뜻으로, 수메르의 길가메시가 대표적인 인물이다. 서자들은 어머니의 이름을 따르며 아멜루(Amelu)라는 사제나 전사 계급에 편입되는 특혜를 입었는데, 그 당시 사제나 전사들만이 지배자가 될 수 있었다. 

 

<태백일사><삼환관경본기>의 기록에 부루단군(扶婁檀君)은 스스로 북극 수정(水精)의 아들이란 의미로 수정자(水精子)라고 하였다. 이 말은 바로 부루단군이 비밀의식으로 태어났음을 스스로 밝히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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